얼마 전 이 책의 리뷰를 보고나서 찜 해 놨다가 논문 마치자 마자 도서관에서 빌려왔다.특이한 소재로 재미나게 풀어간 이야기가 나랑도 상관 있게 들렸기 때문이다. 요는 "혼자 살아도, 1인 가구라도 제대로 밥 해 먹고 살자"이다. 그것의 표징은 예쁜 그릇.요리를 해서 예쁜 그릇에 담아 먹는 것은 혼자라도 자기를 챙기면서 잘 살고 있다는 척도일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니 대학 졸업 후 첫 직장 다닐 때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 보니 지칠 데로 지쳐서 집에 와서는 밥을 해 먹을 힘이 전혀 없었다.기껏해야 라면을 끓여서 남비채로 먹기. 그릇에 옮겨 담는 것은 설겆이 거리를 하나 더 만드는 것 말고는 나에게 아무 의미가 없었다. 이렇게 살다보니 먹은 게 체하기 일수였고, 한번 체하면 일주일 정도 체증이 지속됐다.정말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짓이었다. 삶의 여유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고... 집은 나에게 안식처라기 보다는 그냥 잠자는 장소 정도. 그러고 보면, 지금의 나는 그에 비해 많이 발전한 듯 하다.무엇이 계기가 됐는지 모르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혼자서도 재밌게 잘 산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도대체 그 기준이 무엇인진 잘 모르겠으나몇 달 전에 내 친구의 지인으로부터는 자기가 아는 싱글 여자 중에 가장 재미나게 산다는 말도 들었다.참내... 요리를 잘 못 하지만 그래도 가끔 사람들 초청해서 간단하게 밥을 하고 샐러드와 같이 채려 내면다들 감탄한다. 음식 솜씨 때문이 아니라 자기들 집에서는 그런 음식을 안 먹기 때문. ㅎㅎ 혼자 밥 먹을 때에도 왠만하면 건강하게 먹으려고 한다.먹기 싫은데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고,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더 건강식이 땡기게 되었다. 원래 그릇 욕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하는 생각이 들었다.오늘 만난 친구는 그릇은 너무 비싸서 사기 힘들 거라고 하지만, 꼭 비싼 그릇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그냥 기분을 바꾸는 용으로 기회가 있으면 나도 하나둘씩 사 보고 싶다.특히 외국에 나가게 되면 기념품으로 뭘 살까 고민이었는데 작가의 추천처럼 머그잔이 참 좋을 것 같다. 작년에 아프리카에 다녀올 일이 있었는데 기념품으로 소쿠리를 하나 사 왔다. 지금도 거기에 고구마를 담아 놓고 유용하게 쓰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이 결혼 전에 잠깐 거쳐지나가는 기간으로 삼지 말라고 저자는 반복해서 말한다.나도 백번 공감이다.좀 더 멋지게, 좀 더 의미있게, 좀 더 이쁘게 사는 법을 나도 더 고민해봐야겠다.
남들의 시선과 무관하게 오롯이 나만 좋으면 그만인 것들을 찾았다.책과 음악, 커피와 차, 음식과 그릇 같은 것들 말이다.1인가구로서 혼자의 일상을 보내는 지금은그런 것들을 누리기에 최적의 시간이다. 혼밥 , 먹스타그램 을 안은 1인가구의 그릇 산문집 먹고 마시고 그릇하다 어릴 때부터 식탐이 많았고 동네 수입품 가게에서 그릇 구경하는 걸 좋아했던 작가는 열 살 때 수련회에서 처음 급식을 경험하고 그 2박3일을 매점의 쿠크다스와 마가렛트로 버텼다. 그때 ‘나를 위한 한 끼 식사’를 제법 진지하게 생각했다. 옷 잘 입는 것보다 예쁜 그릇에 간식 먹기가 더 좋았던 작가는 밥벌이를 시작하며 수프그릇, 샐러드볼, 주물냄비, 주서기, 찻잔과 찻주전자를 하나둘 갖추었다. 주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혼자 사는데 그게 다 필요하냐 살림은 결혼하고 들이면 된다 그 돈으로 차라리 옷을 사 입어라. 이번에는 ‘1인가구의 식사’를 생각했다. 먹고 마시고 그릇하다 는 1인가구 김율희의 그릇 산문집이다. 잘 먹으면 잘 사는 것, 못 먹으면 못 사는 것 이라는 가치관을 지닌 작가에게 먹고 마시는 일만큼 작지만 확실하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일도 없다. 지난 1년간 내가 나를 위해, 내가 먹고 싶을 것을, 내 속도대로 먹은 일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아찔하다. 식사의 자유와 한 끼 식사의 효용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프롤로그
1장. 엄연한 1인가구
1인가구의 패밀리데이
내 인생의 유리컵, 보덤 비스트로
여자의 여자 그릇
그릇과 삶은 닮았다
식사의 자유
모든 찻잔은 나를 향한다
아이스크림 한 스쿱, 임피리얼 글라스 고블릿
집이 그리울 때
1인가구는 봉이 아니다
내 그릇의 기준
[셜록] 보셨나요?
나의 샐러드볼을 찾아서
2장. 저는 식판 밥이 싫어요
도시락 생활 10년
21호와 23호 사이에서
일상 속의 작품, 로젠탈 스튜디오 라인
나를 만나는 공간, 찬장
여자가 먼저 연락해도, 된다
남자의 주방
지금이 아니면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그릇보다 좋은 음식이 먼저
소심한 사람의 결단
빈 그릇은 우리의 현재다
1인가구에게 유용한 그릇
이베이에서 중고 그릇 사기
3장. 하루하루 공들여 살고 싶다
여행을 마시다
코끝이 시리면, 빌레로이 앤드 보흐 나이프 크리스마스
여유 있을 때 비로소 들리는 소리
만든 이의 애착이 가득, 빌톤즈 머그컵
예쁜 손보다 예쁘게 만드는 손
세 손가락의 힘
행복의 맛, 당근주스
나의 노오란 카스텔라
줄여서 느는 살림
100년 전 왕실에서 쓰던 접시
식탁에 자연 하나
해외여행 중 플리마켓
4장. 언제 이토록 가까이
점심 때 회사 앞으로 갈게
아빠의 은수저
단순한 그릇 감상법, 구스타브스베리 비르카
할머니와 앙꼬
전하지 못한 선물
떠난 것과 남은 것
친구의 천사
언제 어쩌다 이렇게 가까이
빈티지라 더 좋은 로열 덜튼 오텀스 글로리
밋밋한 시간들이 쌓이면
그릇 수납법
선물하기 좋은 그릇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