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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자연으로 간다


"결핍을 이유로 포기하지 말라."대략 1년 전에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하고 경찰에 검거된 서초동 거주 전직 금융인의 사례가 세상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은 적이 있습니다. 이분이 구속된 후 수사관에게 날린 한 마디가 더 걸작이었는데요. "한국에서 일단 서민으로 떨어지면 다시 신분 상승의 계단을 탈 수 없다. 그런 삶을 사느니 차라리 같이 죽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 그런 짓을 했다. 나도 넉넉한 가정에서 태어나 손 벌릴 부모가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체면과 자존심이 있기에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말이 그의 진심을 표현한 건지 다른 계산이 따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충격을 던지는 점은, 그의 그런 언사가 이 사회의 어두운 진상을 폭로하는 일면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에 우리가 불편한 공감을 이루기 때문이겠습니다.그런데 이처럼 척박하고 냉혹한 생존 경쟁의 레이스가 펼쳐지는 사회에서, 결핍을 이유로 포기하지 말라고 목 놓아 외치는 분이 있습니다. 책을 읽어 보니 정말 지독한 가난과 곤경을 헤치고 자신의 두 발로 우뚝 선 분이더군요. 보통 가난과 결핍이 사람에게 끼치는 악영향은, 어떤 물질적 불편이라든가 육체적 건강의 악화 같은 것도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정신의 피폐, 도덕적 타락 같은 부작용이 더 치명적입니다. 사람이 그 지갑에 돈이 당장 부족해도 희망이 남아 있으면 버틸 수가 있습니다만, 이제 더 이상 재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통장에 몇 억이 남아 있어도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게 마련입니다. 이런 좌절감은 두뇌 조직 자체를 부실한 구조로 떨어뜨리고, 당장 수중에 돈이 없으면 사람의 모럴은 바닥까지 타락하는 게 정해진 길입니다. 그래서 가난은 2차 효과가 더 무서운 법이고, 설사 가난을 일시 모면했다 한들 그 상흔은 항구적이기가 쉾습니다."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공장 여공으로 겨우 열 네 살 때 처참하게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지금은 표절 논란 때문에 입지가 위태로워졌으나, 한때 한국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모 씨도 이런 어려운 초년 시절을 겪었기에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성원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책의 표현을 이용하면) "연 매출 20억을 가뿐히 넘기는 경기도 여주 최고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입니다. 음식점 운영이 별 것 아니라고 아직도 착각하는 사람들은, 그런 숨은 부자들, 성공한 음식점 주인들이 고생한 제 초년에 한이 맺혀(값싼 식자재 마련, 레시피 확보 등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수고가 장난 아니죠) 자기 자녀들은 얼마나 호의호식하며 잘 키우는지를 보지 않아서 하는 소리입니다. 케이블 소상공인 채널에 보면 이런 "서민 갑부"들의 사례가 참 많이 나오는데, 회사에서 밀려나 창업 아닌 창업(그야말로 레드 오션)을 준비하는 중년 가장들이 보기에 참으로 많은 참고가 될 멋진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사장님도 바로 그런 모범적 창업인의 대표 주자이겠습니다.사실 보편적 가난이 나라 전체를 지배하는 환경에서는, 나 하나 못 산다고 해서 딱히 창피가 아니었을 수 있습니다. 당시의 가난은 아마 다소의 불편에 지나지 않았겠죠. 하지만 지금은 주변을 둘러 보면 과연 같은 사람인가 싶게 호화 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좋은 직장을 구해(소위 연줄로 "꽂아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기도 합니다. 지금의 3포 세대, 5포 세대, 니트족이라고 해도 예전 서민들의 평균 수준보다는 훨씬 안락한 복리를 누리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좌절감과 열패감의 주관적 레벨은 그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로 저하되어 있습니다. 이런 세대, 이런 계층에게 "나는 당신들보다 훨씬 악조건에서 이만큼의 성공을 이뤘으니 힘 내세요."라는 조언, 격려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요. 생각해 볼 문제이긴 합니다.그러나 저는 이 책에서 저자가 써 놓은 말 중에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명언이 있었습니다. "파는 것에 미쳐 꿈과 시간, 가진 모든 것을 팔았더니 손님들의 발길이 절로 이어졌다." 사실 저 위에 인용한 끔찍한 범죄자의 회고처럼, 인생은 결코 친절하지도 않고 공평하지도 않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길어 봐야 이십 여년 지속되는 청춘, 오십 년 정도 이어갈 수 있는 경제 활동 기간이란, 이런 불평 저런 원망 남탓을 담고 살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입니다. 자기가 열정을 쏟아 부어 남김 없이 영혼을 불사르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비생산적이고 재미도 없는 불평 불만에 낭비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 어리석은 겁니다. 어쩌면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에겐 인생의 어떤 기회나 자원도 주어지지 않아야 그게 정의로운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구요. 이 책 저자인 사장님의 회고는 최소한 독자에게 참된 희망과 의욕을 조곤조곤 지펴 주고 있었습니다.
아이들, 가족, 공동체를 되살리는 ‘자연의 원리’
우리는 지금 ‘자연’과 다시 이어져야 한다

삶이 기술에 지배당할수록 우리에겐 더욱 많은 자연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은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넘게 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기술 때문에 인간은 ‘동물’로서 가지고 있었던 타고난 능력들을 잃어버리고 있다. 무엇보다 갈수록 ‘전지전능’해지고 있는 인간은 자신이 생태계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로 살아간다. 자연 ‘밖’에서 자연을 이용하고 통제하려는 기술의존적인 인간들에게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리처드 루브는 이런 요즘의 현실을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에서 처음 소개한 ‘자연 결핍 장애(nature deficit disorder)’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리처드 루브는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지고 있는 현상을 명백한 ‘집단적 장애’로 본다. 인간과 자연 사이의 연결고리가 파괴되면 인간의 몸과 마음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고, 가족과 공동체, 사회와 국가, 나아가서는 지구 전체 운명도 위태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구체적이고 흥미로운 사례를 제시하며 인간은 자연과 다시 이어져야 건강해지고, 행복해지며,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연과의 재결합만이 인간의 건강, 웰빙, 영혼, 생존을 위한 열쇠라는 것 이 바로 리처드 루브가 말하는 자연의 원리(Nature Principle)다. 이제 우리는 자연의 원리에 따라 삶을 다시 재구성하고 일상을 재자연화(re-naturing) 시켜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감사의 말

프롤로그 - 성인의 자연 결핍 장애

1장 자연 뉴런 - 지능, 창의성, 하이브리드 두뇌
곰에게 불러 주는 노래
하이브리드 두뇌

2장 비타민 N - 우리의 몸, 감정, 가족의 건강을 위해 자연의 힘 이용하기
정원
삶의 원천
자연이 정신 건강과 치유에 미치는 영향
진녹색이 선사하는 황홀경
자연 처방

3장 찾아 헤매던 것은 가까이에 - 내가 있는 곳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알기
마음의 안식처 찾기
지금 있는 장소에 충실하기
우리의 이웃이 된 것을 환영합니다
의도를 담은 장소
유대 맺기

4장 일상의 에덴 창조하기 - 우리가 살고 일하고 노는 곳을 하이테크·하이네이처로 디자인하기
집을 위한 자연의 원리
멈추어라, 위를 보아라, 그리고 귀 기울여라
자연 뉴런, 일터로 가다
회복력 있는 도시에 살기
초원 위의 작은 주택가

5장 고성능 인간 - 생계유지, 인생과 미래 만들어 가기
영혼을 위한 비타민 N
모든 강은 미래로 흐른다
숲을 산책할 권리
한때 산이 있었고, 앞으로 강이 흐를 곳에

에필로그 - 자연과 이어진 것에 감사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