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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영화감독 여균동으로 익숙하고 잘 알려진 오랜만에 그 이름을 책으로 만났다. 여균동의 ‘아무도 모르는이야기 사과나무숲’은 그의 독특한 세계를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감독으로만 알고 있었던 그를 검색해 보고 알았다. 화려한 색감의 색과 그림, 그리고 단편처럼 하나씩 다른 주제의 내용들을 담은 책은 그의 이력처럼 참 개성 있었다. 다양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내용에는 각기 다른 주제와 생각을 담고 있다. 주인공들은 우리의 생각에서 벗어나 있었고, 제목에 맞춰 작가의 생각을 담은 것인지, 아니면 객관적으로 보이는 느낌을 글로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의 집합처럼 보인다. 사물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우리가 보지 않았던 시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내용을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또 ‘잠시 누구에게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를 공감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읽으며 나는 내마음을 보았다. 폭넓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사물이 보여주는 생각은 사람들의 수만큼 다양할 수 있을텐데... 그것을 모르고 살고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이야기 사과나무숲’은 사과나무 숲을 산책하는 할아버지 뒤를 따르는 강아지와 고양이 그리고 바보새 두 마리, 이야기는 그렇게 결론 없이 끝이 난다. 그 후 사과나무숲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리고 강아지와 고양이, 바보새 두 마리가 따르는 할아버지는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 바로 다음 이야기를 우리의 상상에 맡기고 이야기는 끝이 난다.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사과나무숲 4를 끝으로 다른 주인공들이 나타나 그 뒷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사과나무숲 5 나는 사과나무숲이 어떤 모습인지 모르지만 집 앞 작은 공원을 ‘사과나무숲’이라고 이름 지었다. 사과나무숲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만 도시 속 모습과는 다르다. 행동도 표정도 웃음도 많다. 사람들 얼굴이 빛난다. 바람에 나뭇잎도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 해가 진 사과나무숲은 여름에 더 아름답다. 이름처럼 사과나무숲은 향기롭고 아름답다.
아무도 모르게 사과나무를 심은 할아버지

날마다 아파트 뒤편 숲길을 산책하는 할아버지가 있다. 사과 하나를 들고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걸음으로 조용히 걷기만 하는 할아버지 뒤를 어느 날부터인가 개와 고양이, 산비둘기 두 마리가 조용히 따라간다. 그리고 숲길과 나무 잎사귀들, 무당벌레가 이들을 지켜본다. 그들뿐만이 아니다. 신호등은 생각에 잠겨 길을 걷다 멈춰선 할아버지가 다 건너갈 때까지 신호를 바꾸지 않고, 오래된 아파트는 할아버지가 잘 다녀오도록 불을 켜둔다.

산책을 쉬고 병원에 가서 종합검진을 받은 날,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진을 받아보라고 권유하는 의사의 말에 할아버지는 암에 걸렸음을 직감한다. 그러나 더는 묻지 않고 이전과 다름없이 뒷숲을 산책하고, 더 이상 병원을 찾아가지도 않는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나무 시장에서 사과나무 묘목을 사 와 아파트 뒤편 숲에 심는다. 나무 친구들은 영양분도 부족하고 햇볕도 충분치 않은 이곳에서 사과나무가 잘 자랄지 걱정하지만, 할아버지는 무럭무럭 자라날 사과나무를 생각하며 변함없이 산책을 한다.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_사과나무숲 은 사색하듯 숲길만 바라보고 걸어가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지켜보고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동물, 자연, 사물, 감정 등 유무형의 시선들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사물들이 뒤엉켜 세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숲길 8
말풍선 10
눈물 12
느림 14
뚜껑 16
아래 18
연상놀이 20
손거울 22
도장 24
웃음 26
바보새 28
신호등 30
무늬 34
물음표와 느낌표 36
왕년에 38
아파트 40
지렁이 42
호들갑 44
나무눈 46
풍경 48
그림자 50
포크레인 56
만화 58
뱃지 60
어? 62
무당벌레 64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_사과나무숲 70
끝말 78